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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나는 새는 집이 따로 없다[매일경제 2011년 9월 16일]
 관리자  2011-10-06  1222
멀리 나는 새는 집이 따로 없다
 
[저자와의 대화] 오토바이가 집, 길이 고향…나는 지리산 시인

"구불구불한 길 위에서 만난 평범한 사람들에게 천금과도 같은 지혜를 얻었죠." IMF 외환위기 당시 서울 생활을 접고 14년째 지리산 자락에서 생활하고 있는 시인 이원규 씨(49). 긴 말총머리에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그의 모습은 시인이라기보다 행랑객 기운을 풍긴다. 이씨는 공지영 작가의 `지리산 행복 학교`에서 소개된 덕분에 `낙장불입 시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런 그가 3년 만에 산문집 `멀리 나는 새는 집이 따로 없다`(오픈하우스 펴냄)로 돌아왔다.

집 한 채 제대로 가지지 못한 그의 유일한 재산은 중고 모터사이클이다. 혼자가 되기 위해 지리산 자락에 스며든 그이건만 결국 사람 냄새가 그리워 한 달에 보름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팔도를 떠돌았다.

이씨는 자신을 `철새`에 비유했다.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고향을 삼는 철새들처럼 살고 싶어요. 산골, 장터 하도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이젠 `길 위`가 제 고향 같습니다."(웃음)

이번 산문집은 바로 고향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다. "비포장도로, 구불구불한 산길 등 가리지 않고 100만㎞를 달리며 수많은 사람과 만났죠. 길 위에서 만난 평범한 사람들 얼굴에서 진정한 행복의 빛을 봤어요." 시인은 길 위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지금 바로 여기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는 이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제가 만난 분들은 유명세와는 거리가 먼 분들이에요. 다만 묵묵히 제자리에서 인생의 주인으로 사는 분들이었습니다." 시인은 자기 삶에 충실한 이들이 있기에 세상이 살 만한 곳이라는 점을 50에 가까운 지금 깨달았다며 웃었다. "저만 알고 있기 아까운 섭리를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자 연필을 들었죠."

시인은 활어처럼 싱싱한 문체로 이들 이야기를 전달한다. 책 속에는 2000원짜리 국밥으로 자식들을 키워낸 순천 벌교장터 국밥집 할머니, 섬진강 유역에서 노래를 부르는 동네 밴드, 74세에 그림을 시작한 백발 화가, 작은 산골 마을에서 32년간 어르신들 이ㆍ미용을 책임져온 이발사 등 인생에 활력을 주는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제 책을 통해 일상에 지친 분들, 무기력에 빠진 분들이 `재생(再生)`의 에너지를 얻어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