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 on this page requires a newer version of Adobe Flash Player.

Get Adobe Flash player

   
 
 
 
 
HOME > 독자코너 > 언론자료
 
     
 
 비틀즈 앤솔로지[한겨레 2011년 01월 07일]
 관리자  2011-10-06  2239
 
멤버들 육성으로 쓴 자서전
결성 전후 활동·음악적 업적
1300장 사진과 함께 집대성

비틀스의 인기는 해체한 지 40년이 흐른 지금도 변함이 없다. 지난해 말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음악판매처인 애플 ‘아이튠스’ 서비스에 비틀스의 음악이 처음 등장해 일주일 만에 45만장의 음반이 팔렸다. 지난 10년 동안 비틀스 음반이 3000만장가량 팔렸다는 조사도 있었다. 또 대중음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비틀스는 단순한 음악상품을 넘어 연구의 대상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비틀즈 앤솔로지>는 제목 그대로 ‘비틀스 자서전’이다. 그들에 대해 이미 수많은 책과 자료가 나와 있지만, 2000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비틀스가 스스로 자신의 역사를 정리하고 기록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의의를 갖고 있다. 존 레넌,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등 네명의 비틀스 멤버들이 마주 앉아 좌담하듯 그들의 모든 과거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펼쳐놓는다.

비틀스 결성 이전에는 각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비틀스가 결성된 1960년부터 해체된 1970년까지는 밴드 활동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비틀스 초창기에 베이스를 맡았던 스튜어트 서트클리프, 비틀스를 일약 스타로 만든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 <렛 잇 비>를 제외한 비틀스의 모든 음반을 제작한 프로듀서 조지 마틴 등 비틀스와 관련을 맺었던 모든 사람들도 총출동해 증언을 아끼지 않았다. 책 전체에 빼곡하게 실린 1300여장의 사진은, 마치 그 시절의 비틀스를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물론 실제 대화는 1995년부터 5년 동안 당시 생존 멤버였던 매카트니, 해리슨, 링고 스타 등 세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1980년에 세상을 뜬 레넌은 기존의 인터뷰 자료를 통해 대화에 참여했다. 해리슨은 2001년 세상을 떠났으며, 현재 비틀스 생존 멤버는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 두명뿐이다. 서트클리프, 엡스타인 등 이미 세상을 떠나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의 증언들도 기존 자료를 활용했다.

비틀스의 활동기간은 겨우 10년에 지나지 않는다. 1960년 영국 리버풀의 지역 로큰롤 밴드로 결성된 비틀스는, 영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얻은 스타로 성장했다. 반전과 평화를 외치던 60년대 젊은이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시대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그치지 않아, <러버 솔>, <리볼버>, <서전 페퍼스 론리 하트 클럽 밴드> 등 시간이 갈수록 완성도 높은 음반들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레넌이 오노 요코를 만나 전위 예술과 혁명에 빠져드는 등 시간이 갈수록 멤버들의 관심사는 저마다 나뉘었고, 밴드의 결속력은 약해져 갔다. 결국 마지막 앨범인 <애비 로드>를 녹음한 뒤인 1970년 비틀스는 해체를 선언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멤버들과 관련자들의 육성으로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다. 이들의 육성은 비틀스를 사랑하는 사람에겐 ‘애정의 원재료’가, 비틀스와 대중음악을 공부하는 사람에겐 ‘연구의 원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레넌의 팬이라면 비틀스의 어느 구석에 혁명적 사상의 자취가 남아 있는지, 매카트니의 팬이라면 비틀스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관심을 쏟을 것이다. 멤버들 사이에서 결코 봉합되지 않는 의견 차이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비틀스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그 모든 것을 집대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중문화에서는 흔치 않은 ‘역사적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