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이은주는 24년전 순천 송광사 불일암에서 만난 법정 스님에게 "쓰신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니 수많은 팬레터가 올 텐데 답장은 하십니까?"라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보지도 않고 답장도 안 한다"였다. 오고 가는 인연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사람과의 인연에서까지 무소유의 법칙을 실천한 법정 스님은 이은주의 사진 속에서 생전의 올곧은 수행자의 모습 그대로다.
이은주가 지난 30여 년간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카메라에 담은 국내 문화예술경제계 리더 77인의 사진을 모은 사진집 '인연의 향기'를 펴냈다.
이제는 고인이 된 법정 스님,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소설가 박완서 등을 비롯해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 소설가 조정래, 화가 천경자·이종상·이왈종, 피아니스트 백건우, 영화감독 임권택 등 유명인들의 사진을 모았다.
사진 속 인물들에 얽힌 일화도 곁들여 일반인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유명인들의 소탈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작가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년 반가량 중앙선데이에 연재했던 'PORTRAIT ESSAY: 이은주의 사진으로 만난 인연'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책 출간에 맞춰 오는 7일부터 14일까지 인사동 선화랑에서 사진전과 출판기념회를 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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