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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정신의 아이콘, 건축 [국민일보 2012-08-23]
 관리자  2012-08-28  10472
그레이트 빌더
 
르네상스가 꽃 피기 시작하던 1418년의 이탈리아 도시국가 피렌체. 이곳 위정자들에겐 100년 넘도록 완공하지 못한 최대 토목공사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피렌체 대성당)이 큰 숙제였다. 고딕 양식의 뾰족한 첨탑 대신 둥그런 돔이 유행하면서 돔 지붕을 채택하기로 했지만, 문제는 크기였다. 지름 42m의 돔은 당시 유럽 최대였다.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지붕이 꺼질 수 있었다.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모전이 열렸다. 당선된 이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다.‘르네상스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 사람이다.

건축은 이렇듯 불가능에 대한 도전의 역사다. 시대정신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피렌체의 랜드마크인 이 대성당이 신을 향해 하늘로 치솟았던 고딕 양식과는 달리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 정신을 구현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레이트 빌더’는 건축 역사에 이름을 남긴 건축가들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건축가도 르네상스에 이르러서야 직업적 존경을 받으며 자신의 이름을 갖기 시작했다. 제 아무리 위대한 건축물을 지어도 그전까지는 석공에 불과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다루는 건축의 역사도 르네상스 이후부터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건축 얘기를 인물사 중심으로 흥미롭게 풀어가고 있다. 풍부한 도판 자료를 통해 이해를 돕는다.

◇‘르네상스 건축의 아버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1377∼1446)=돔을 이루는 궁륭(둥근 천장)의 아치는 밖으로 튕겨져 나가려는 속성이 있다. 천재 건축가 브루넬레스키의 독창적 아이디어는 이중덮개를 통해 아치의 팽창력을 잡아주고 지붕의 무게를 분산시키는 것이었다.

원래 부르넬레스키는 조각가 지망생이었다. 그러나 피렌체 대성당 바로 앞 세레당의 청동문 부조 공모에서 로렌초 기베르티에게 패하자 건축으로 눈을 돌렸다. 이후 로마에 간 그는 판테온 신전 등 고대 건축물을 깊이 연구했고 그 결과를 돔 설계에 반영한 것이다.

◇건축가를 자처한 무굴 황제 샤 자한(1592∼1666)=르네상스 이후 등장한 바로크 시대 절대왕정은 건축 발전의 공헌자였다. 프랑스 루이 14세처럼 건축을 왕권의 표현이라고 여긴 군주들은 베르사유 궁전 같은 무수한 건축물을 주문했다.

탁월한 절대군주들은 아예 건축가로 나섰다. 인도 무굴제국의 5대 황제 샤 자한이 그 예다. 그는 사랑했던 아내가 출산 도중 사망하자 왕비의 묘인 타지마할을 설계했다. 16세 때 카불에 있는 왕실 정원에 놀이 집을 지어 부왕에게 선물하는 등 일찌감치 건축적 재능을 발휘한 그였다. 타지마할은 대칭성과 합리적인 기하학으로 유명하다. 그가 창시했던 화려한 곡선 형태들, 즉 불룩한 돔, 다첨두형 아치, 배가 불룩한 형태의 밸러스터(난간기둥) 등은 인도 건축 발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철의 시대, 마천루를 예고한 제임스 보가더스(1800∼1874)=산업혁명은 건축에도 영향을 미쳤다. 건축가들은 처음으로 대량생산이 이뤄진 ‘철과 유리’라는 첨단 재료를 이용해 새 장을 열었다. 구조용 철골 부품을 미리 조립된 모듈로 만들어 이들을 볼트로 연결하면 자연광을 받아들이는 넓은 창의 제작이 가능하다.

이런 주철건축의 창시자가 미국인 제임스 보가더스이다. 19세기 후반 미국의 상업도시에서 번성했던 이 건축방식은 건물의 수직하중을 견딜 수 있게 함으로써 이후 뉴욕에 등장할 마천루 시대를 예고한다.

◇모더니즘 건축 미학을 이끈 르 코르뷔지에(1887∼1965)=강철과 더불어 근대 건축 시대를 가능케 한 또 다른 주역은 철근콘크리트다. 과거 로마인들도 판테온 신전의 돔 등에서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후 이 소재는 거의 쓰이지 않다가 19세기에 들어서야 재발견된 것이다.

철근 콘크리트를 건축 소재로 자리매김한 것은 벨기에 출신 공학자 프랑수아 엔비크였다. 특허를 따낸 그는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이를 상업화시켰다. 20세기 위대한 건축가 중 한 명인 프랑스의 르 코르뷔지에는 이 철근콘크리트를 이용해 모더니즘 건축의 보증마크인 ‘필로티(가는 철근콘크리트 기둥)’를 만들었다.

◇‘지속가능한 건축’ 추구한 리처드 버크민스터 풀러(1895∼1983)=이 미국 건축가는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것을’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이런 철학에 기반을 두고 탄생한 것이 ‘지오데식 돔’이다.

1958년 미국 루이지애나 주 배턴루지의 유니언탱크 카 컴퍼니의 돔을 만들 때 처음 실현됐다. 반구형의 조립식 지붕을 씌운 형태로 내부 지지대가 없기 때문에 내부 공간을 완벽히 사용할 수 있다. 지구가 한정된 자원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기에 건축 폐기물이 나오지 않도록 애쓰는 등 ‘지속가능한 건축’을 고민했던 미래형 건축가다.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6372184&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