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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빌더들, 예술을 짓다 [매일경제 2012-08-24]
 관리자  2012-08-28  613
그레이트 빌더
 
인도 아그라 지역 남쪽에 걸쳐 있는 자무나 강가에는 땅 위에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궁전이 있다. 순백의 대리석은 태양 각도에 따라 빛깔을 달리하고, 건물의 수로(水路)와 정원은 완벽한 대칭을 이루며 정갈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붉은 사암((沙巖)으로 된 아치형 정문을 통과하면 작은 물길이 흐르는 정원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그 한가운데는 은은한 자태의 연꽃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지금도 전 세계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인도의 대표적 명소 타지마할 이야기다. 무굴제국의 황제 샤 자한(1592~1666년)이 왕비 뭄타즈 마할을 추모하며 22년간 지은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놀랍도록 치밀한 건축 설계와 완벽한 아름다움은 한 남자의 강렬한 사랑의 힘이라고 알려져왔다.

그러나 사실 샤 자한은 애처가이기 이전에 건축에 자신의 열정을 쏟아부은 빌더(Builder)였다. 그는 타지마할을 짓기 전부터 국가의 모든 건축을 지시하고 애정을 쏟아왔다. 무굴제국을 통치하는 왕이 매일 예술가를 감시하고, 건축회의를 여는 게 주요 일정이었을 정도다.

샤 자한에게 건축은 통치였다. 건축은 민중에게 국가관을 보여주는, 가장 고귀한 예술이라는 것. 실제로 그가 옳았다. 타지마할은 인도의 대표적 이미지로 국격을 높여줬다. 화려한 돔이나 자연주의적 장식 무늬 등 그가 타지마할에서 최초로 확립한 건축 기술은 역사에 기록되며 인도의 정체성을 표상한다.

통치자, 예술가, 과학자, 공학자…. 여러 정체성을 아우르는 `빌더들`. 이들은 건축가라는 말로는 담을 수 없는 한 차원 높은 욕망을 담고 있다. 삶의 안락을 거부하고 땅 위에 창조적인 건물을 드러내는 일은 단순히 벽돌을 쌓는 차원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고 물리와 수학 그리고 철학까지 통섭하는 빌더의 심오한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나왔다.


영국 건축역사비평가 케네스 파월이 엮은 `그레이트 빌더`는 15세기부터 현대까지 건축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의 업적과 철학을 시대별로 펼쳐 보인다. 15세기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그 이전에 건축가는 엔지니어나 목수에 지나지 않아 기록 자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건축의 지평을 연 필리포 브루넬레스코(1377~1446년)로 시작한 책은 철과 철근 콘크리트로 대변되는 근대 시대, 공학과 건축이 재통합한 현대 시대로 거침없이 달려간다. 빼어난 건축물만큼 그것을 창조한 빌더들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강렬하다.

파리의 대표적 명소 에펠탑을 지은 귀스타브 에펠(1832~1923년)이 그렇다. 에펠탑은 설계 당시 "프랑스의 아름다운 취향에 대한 공격" "흉물스러운 철 덩어리"라는 비판을 들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수학적 정밀함과 꼼꼼한 준비로 에펠탑을 완성시켰다. 탑 설계에 엔지니어링 도면 700장, 작업장 도면 3000장이 동원됐다. 40명이 2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한 결과다. 당시 에펠은 "그 기념물의 모서리 곡선은 수학적 계산을 통해 결정됐다"며 건축의 기저에 과학이 있음을 시인했다.

건축사가 현대로 접어들수록 건축이 미학, 철학, 환경과 교차하는 현장을 자주 보게 된다. 건축 모더니즘과 민족주의적 해석을 추구한 오스카 니마이어, 생태계에 끼치는 환경문제에 천착한 프라이 오토, 전후 일본을 복구하면서 모더니즘을 완성한 단게 겐조까지 위대한 빌더의 인생이 펼쳐진다. 책 가득히 담긴 생생한 그림은 눈을 즐겁게 한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537324